LOT 9

이건용 (b.1976)

The Method of Drawing

실크스크린 (edition 58/100)

41×54.5cm | 2019

추정가 KRW 6,000,000

작품정보

signed, dated and numbered on the front

작가 설명

“화가는 모름지기 자기 앞에 현전해 있는 평면에 무언가를 그리지만, 저는 화면을 제 앞에다 놓고 제 신체가 허용하는 것만큼만, 화면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선을 그리는 겁니다. 그것은 제가 평면을 보고 그 위에 무언가를 의식이 지시하는 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제 팔이 움직여서 그어진 선을 통해서, 내 신체가 평면을 지각해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이건용은 한국 전위미술의 1세대 작가이자 한국의 행위미술과 실험미술의 전개에 독보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1942년 황해도에서 출생한 이건용은 홍익대학교 서양화과에 입학하며 그만의 작품 세계를 펼치게 된다. 1960년대 말에 이르러 회화나 조각이 갖추어야 할 외양에 부합하지 않는 작품들을 의도적으로 제작하는 젊은 작가들이 대거 출현하는데, 이건용 또한 이 흐름 속에서 활동을 전개했다. 평면의 직립 지지대에 그려진 이미지만을 고집하는 규칙을 거부하고 기존 미술계에 대한 저항의식을 표출하며, 이들을 포용하지 못했던 당시 지배 구조의 무능을 반영하는 작품들을 출연시키게 된다. 1969년 12월에 창단된 AG(아방가르드)와 ST(Space and Time)는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미술가 단체로 특히 ST는 이건용과 그의 친구이자 비평가인 김복영이 함께 창단하여 1981년까지 진행되었다. 
이건용은 미술의 본질에 대한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며, 이를 찾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전개했다. 그는 '신체'와 작품이 전시되는 '장소',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관람객에게 이어지는 '관계'를 통해 이 해답을 찾고자 했다. 1971년 발표된 <신체항>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한국미술협회전에서 선보인 작품으로, 전시장 바닥에 뿌리째 뽑아낸 나무를 사각의 목재 구조 틀 속에 세우고 흙을 다져서 지반을 만든 후에 외곽의 목재 구조물을 제거해 만든 작품이다.(참고도판 1) 이 작품은 여러 차례 '재생' 되며, 1973년 파리비엔날레에도 <신체항>이 출품된다. 커다란 나무를 뽑아 '전시장 공간'에 배치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들은 '장소성'에 대한 탐구로 이어졌으며, 이는 '몸'의 역할에 대한 관심으로 나아가게 된다. '몸의 역할'에 대한 고찰은 '작가 자신의 신체'가 탁월한 예술의 매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전환되며, 1975년 AG 전시에서 <장소의 논리>를 선보이게 된다.(참고도판 2) 아무것도 아닌 공간이 주체의 신체적 행위를 통해 '장소'의 개념이 투사되며, 주체와 장소가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장소는 '여기', '저기', '어디'로 환원되는 것이다. 
이처럼 주체와 장소에 대한 관계성은 1976년, 일명 ‘신체 드로잉’, ‘바디 스케이프(Bodyscape)’로 명명되는 이건용의 작품을 탄생케 한다. 작가의 신체를 세계와 만나는 매체로 활용하고 그리는 행위를 정서나 감정의 표출이 아닌 신체의 제약이라는 필연적이고 논리적인 행위로 인해 발생한 사건으로 설명했다. 연작은 1976년 발표된 이후 변화를 거듭했다. 1970년대에는 나무판과 펜, 연필 등 단순한 재료를 택해 몸의 움직임과 그 흔적을 기록했다. 이때는 회화적 표현보다는 '선 드로잉'에 가까운 것으로 1980년대 들어, 다양한 색상의 아크릴 물감과 붓을 사용하며 본격적인 회화적 표현을 시도하게 된다. 1990년대에는 한 화면에 의 방법론과 민족 및 문화사적 기호들이 결합하며 총체적인 회화로 진화하게 된다. 2000년대에 이르러 화면에는 사회적 이슈와 시대상을 반영하는 '거울'역할을 하게 된다. 사회적 이슈가 일어난 장소 등의 사진을 캔버스에 프린트하고 그 위에 의 방법론을 펼쳐, 예술가의 신체와 장소가 당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소통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심화한다. 나아가 2010년대의 이건용은 신체를 제약하는 방식과 화면의 크기를 변주한 형태의 시리즈를 완성하게 된다. 


1967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학사 졸업
1969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대학원 석사과정 수학
1982 계명대학교 교육대학 대학원 미술교육과 석사 졸업


2023 Pace Gallery, New York
2022 리안갤러리, 서울
2019 Pace, 서울
2019 부산시립미술관, 부산
2018-19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2018 더페이지갤러리, 서울
2018 Pace, 베이징
2018 4A Centre for Contemporary Asian Art, 시드니
2017 리안갤러리, 서울
2016 갤러리현대, 서울
2015 UM갤러리, 서울
2014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12 고도갤러리, 서울
2008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2008 대구봉산문화회관, 대구
1999 문예진흥원미술회관, 서울
1991 예맥화랑, 서울
1990 얼화랑, 전주
1989 나우갤러리, 서울
1987 P&P갤러리, 서울
1985 윤갤러리, 서울
1984 수화랑, 대구
1983 관훈미술관, 서울
1980 분도소극장, 대구
1979 태인화랑, 서울
1979 남계화랑, 대전
1979 제 15회 상파울로 비엔날레, 상파울로
1977 태인화랑, 서울
1976 다사랑문화공간, 서울


외 다수


수상
2008 제 8회 이인성 미술상


이력
2007 오지호 미술상 심사위원

 

 

LOT 9

이건용 (b.1976)

The Method of Drawing

실크스크린 (edition 58/100)

41×54.5cm | 2019

추정가 KRW 6,000,000